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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스푼

모트 스푼(Mote Spoon)은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후반까지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상류층의 다구(茶具) 세트에 포함되었던 다목적 은제(銀製) 도구이다[1][2]. 찻잔에 떠오른 찻잎 티끌을 건져내는 여과 기능과 차 주전자의 막힌 주둥이를 뚫는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독특한 구조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3][4].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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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스푼의 '모트(mote)'는 고대 영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음식이나 음료 등에 섞인 '미세한 입자', '티끌', '먼지' 혹은 '방해물'을 뜻한다[3][5]. 당시 차를 우려 마실 때 찻잔에 떠다니던 원치 않는 찻잎 부스러기나 미세한 이물질을 '모트'라고 불렀으며, 이를 건져내는(skimming) 도구라는 의미에서 '모트 스푼' 또는 '모트 스키머(Mote Skimmer)'라는 명칭이 붙었다[5][6]. 17세기 말의 문헌인 《런던 가제트(London Gazette)》 등에서는 이 도구를 '끝이 뾰족하고 좁은 형태의 긴 여과용 스푼'으로 묘사하기도 했다[6].

역사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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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스푼은 1690년대 영국에서 등장하여 18세기 말까지 약 1세기 동안 전성기를 누렸다[5]. 이 시기 차(Tea)는 아시아에서 수입되는 최고급 사치품이었으나, 당시의 제다 및 정제 기술은 현대에 비해 다소 거칠었다[6][7]. 찻잎을 포장하여 운송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차 먼지(dust)와 잔가지, 심지어 이물질이 섞여 들어가는 일이 흔했다[4][6].

또한 당시 사용되던 은제 혹은 도자기 재질의 차 주전자(티포트)는 내부 거름망 구조가 정교하지 않았다[6]. 이 때문에 차를 잔에 따를 때 잎사귀와 미세한 먼지가 잔 속으로 쉽게 흘러 들어갔다[8]. 상류층의 엄격한 사교 모임에서 찻잔에 가득한 티끌은 미관상 좋지 않았고 에티켓에도 어긋나는 요소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의 은세공업자들은 실용적이면서도 품격 있는 에티켓 도구로서 모트 스푼을 고안해 냈다[6][9].

18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차의 정제 기술이 발전하여 이물질이 줄어들었고, 찻잔 위에 걸쳐 편리하게 찻잎을 걸러내는 '티 스트레이너(Tea Strainer)'와 찻잎을 덜어내는 전용 '티 캐디 스푼(Tea Caddy Spoon)'이 발명 및 보급되면서 모트 스푼은 급격히 쇠퇴하였다[4][6].

구조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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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스푼은 당대의 미학적 유행과 은세공 기술의 발전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며,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2].

1. 천공 보울 (Pierced Bowl)

스푼의 머리 부분(보울)은 찻잔의 표면에서 이물질을 건져내기 쉽도록 평평하고 완만한 타원형으로 제작되었다[9]. 보울 내부에는 액체는 통과시키고 찻잎은 걸러낼 수 있도록 수많은 미세 구멍(천공, Piercing)이 뚫려 있다[6][8].

  • 초기 형태(17세기 후반~18세기 초): 원형의 구멍을 규칙적이거나 무작위로 단순하게 뚫어 놓은 형태가 주를 이루었다[2][10]. 보울 뒤쪽에는 스푼 자루와의 접합부를 보강하기 위한 '쥐꼬리(rat-tail)' 모양의 금속 뼈대가 부착되어 있었다[2].
  • 중기 및 후기 형태(18세기 중엽 이후): 은세공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실톱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정밀하게 문양을 오려내는 '톱질 천공(saw-piercing)' 기법이 적용되었다. 나뭇잎, 스크롤, 격자, 십자형(quatrefoil), 클로버 등 기하학적이고 예술적인 문양이 조각되었으며, 쥐꼬리 보강재가 사라지고 대신 화려한 양각 장식이 더해졌다[2][11][12].

2. 얇고 긴 자루 (Stem)

일반적인 티스푼에 비해 자루가 훨씬 길고 가느다란 것이 특징이다[9][13]. 이는 뜨거운 차 주전자 내부나 깊은 티 캐디 속까지 손을 대지 않고도 충분히 닿을 수 있도록 고안된 구조적 배려이다[2][4].

3. 뾰족한 끝부분 (Pointed Terminal)

자루의 맨 끝부분은 화살촉이나 송곳, 혹은 침(spear-knop)처럼 매우 날카롭고 뾰족하게 마감되어 있다[9]. 이는 모트 스푼을 다른 스푼들과 구분 짓는 가장 결정적인 외형적 특징이다[3].

주요 기능과 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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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스푼은 당시 고가의 은식기 세트에 포함된 여타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일인다역의 다기능적 실용성을 갖추고 있었다[2].

  • 찻잔 표면의 티끌 건져내기(Skimming): 차를 잔에 따른 후 표면에 둥둥 떠다니는 거친 찻잎 찌꺼기나 먼지(motes)를 건져내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다[4]. 찻물은 보울의 구멍을 통해 잔으로 다시 빠져나가고, 이물질만 스푼 위에 남게 된다[8].
  • 차 주전자 주둥이 막힘 해결(Unclogging): 당시 사용되던 티포트 내부에는 주둥이와 몸체가 연결되는 부위에 구멍이 뚫린 격자형 거름망(grill)이 내장되어 있었다[2]. 우려지는 과정에서 넓게 펴진 찻잎들이 이 구멍을 막아 찻물이 잘 나오지 않는 현상이 자주 일어났는데, 이때 모트 스푼의 길고 뾰족한 손잡이 끝을 주둥이 안쪽으로 밀어 넣어 막힌 찻잎을 헤쳐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었다[3].
  • 찻잎 계량 및 먼지 털기: 티 캐디 스푼이 독자적인 도구로 확립되기 이전에는 모트 스푼이 차 보관함(티 캐디)에서 찻잎을 퍼내어 주전자로 옮기는 역할도 겸했다[14]. 이 과정에서 미세한 찻가루(dust)를 흔들어서 미리 털어낸 뒤 온전한 잎사귀만 주전자에 넣는 체의 역할도 수행하였다[2][14].

다른 다구와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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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스푼은 차 문화의 발전 과정에서 과도기적으로 쓰인 도구이며, 이후 세분화된 전문 다구들로 대체되었다[4][6].

구분 모트 스푼 (Mote Spoon)[1][6] 티 스트레이너 (Tea Strainer)[3][4] 티 캐디 스푼 (Tea Caddy Spoon)[1][4]
핵심 역할 잔에 뜬 이물질 여과, 주전자 막힘 통과[3][4] 차를 따를 때 잔 위에서 찻잎 전체 여과[3][4] 보관함에서 찻잎 계량 및 이동[1][14]
전성기 17세기 후반 ~ 18세기 후반[5] 18세기 후반 ~ 현대[3][4] 18세기 후반 ~ 현대[4]
형태적 특징 구멍 뚫린 보울, 침 모양의 긴 손잡이[2][9] 잔에 걸칠 수 있는 거름망과 양측 손잡이[4] 자루가 매우 짧고 넓적한 조개껍데기 모양 등[1]
사용 시점 차를 잔에 따른 후, 혹은 주전자가 막혔을 때[3][8] 주전자에서 잔으로 차를 따르는 순간[3][4] 차를 우리기 전 준비 단계[1][14]

현대적 가치와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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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0년대 이후 모트 스푼은 실용적 도구로서의 생명이 다했으나, 현대에는 영국의 조지 시대(Georgian Era) 은식기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이자 희귀 소장품으로 대접받고 있다[6][9].

정품 모트 스푼은 제작 수량이 제한적이었고 긴 시간 동안 소실되거나 다른 은제품으로 녹여져 재활용된 경우가 많아 앤티크 시장에서 매우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5][15]. 특히 헤스터 베이트먼(Hester Bateman)과 같은 18세기의 유명 은세공 장인이 제작한 작품이나, 정교하고 독창적인 천공 문양이 고스란히 보존된 스푼은 미술관 및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으로 등재되어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3][16].

같이 보기

각주

참고 문헌

  • Ian Pickford, 'Silver Flatware: English, Irish and Scottish, 1660-1980', Antique Collectors' Club, 1983.
  • Victoria and Albert Museum, 'Mote spoon' Collection Database.
분류: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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