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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차 다구

농차(濃茶) 다구는 말차를 아주 진하게 개어 마시는 다법인 농차법을 실행하거나, 극도로 농축된 형태의 찻물을 추출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전용 다도구 일체를 가리킨다[1]. 전통적으로는 16세기 일본의 와비차 형식에서 정립된 말차용 농차 도구들을 의미하며, 현대 한국의 다구 분야에서는 이 개념이 확장되어 에스프레소처럼 진하게 잎차를 우려내기 위해 특수 설계된 초소형 다관과 그 세트까지 포함한다[2].

개요 및 역사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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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차 다구의 기원은 동아시아의 가루차(말차) 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송나라 시대의 점다법이 일본으로 건너간 후, 16세기 무라타 주코, 다케노 조오를 거쳐 센노 리큐에 의해 와비차가 집대성되면서 농차를 조제하기 위한 전용 도구 체계가 확립되었다[3]. 와비차의 다사(茶事)에서 농차는 가장 격식 있고 엄숙한 핵심 의식으로 다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농차용 다구 역시 고도의 예술성과 정신성을 담은 명물(名物)로 발전하였다[3][4].

이후 현대에 이르러 한국의 도예가와 다인들은 잎차를 극소량의 물로 매우 진하게 우려 마시는 음다 습관에 맞추어 독창적인 '농차다관'을 개발하였다. 이는 전통적인 말차용 농차 도구의 개념을 현대 잎차 다법에 맞게 재해석하여 특허 기술로 정립한 현대적 차 도구의 일종이다[5].

농차 도식

관련 항목: 차이레

전통 말차용 농차 도구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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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말차 다도에서 농차를 준비할 때는 묽게 마시는 박차(薄茶)용 도구와 구별되는 전용 다구를 사용한다[1][6]. 농차는 물의 양이 매우 적고 가루의 양이 많아 끈적한 죽과 같은 점성을 띠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한 구조적 특징을 지닌다[7][8].

차이레 (茶入)

차이레는 농차용 고품질 말차 가루를 담아두는 작은 도자기 용기이다[6]. 주로 갈색 계열의 유약을 바른 도기로 제작되며, 뚜껑은 상아나 전용 플라스틱 등의 소재로 만들고 안쪽에는 금박을 입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차이레는 그 자체로 매우 귀중한 다구로 취급되어, 명물열(名物裂)이라 불리는 고급 비단 천으로 만든 주머니인 '시부쿠(仕覆)'에 감싸 이중으로 보호한다[9].

농차용 다선 (茶筅)

다선은 찻사발에 말차 가루와 뜨거운 물을 넣고 섞어주는 대나무 솔이다[10][11]. 농차용 다선은 박차용과 달리 대나무살의 갈래 수가 적고 두껍게 쪼개진 것이 특징이다[11][12]. 보통 60본에서 70본 내외의 굵은 갈래를 가진 다선을 사용하는데, 이는 점성이 강하고 걸쭉한 농차의 특성상 얇은 살을 사용하면 격불 과정에서 대나무살이 쉽게 꺾이거나 부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11]. 굵은 살은 뭉친 가루를 강하게 이겨내며 찻물과의 균일한 혼합을 돕는다[12].

농차 다완 (濃茶茶碗)

농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찻사발인 다완은 열전도율이 낮고 보온성이 뛰어난 도기가 주로 선택된다[13]. 대표적으로 거칠고 투박한 질감의 검은색 라쿠 다완(樂茶碗)이 선호된다[3]. 농차는 한 사발에 조제된 차를 여러 손님이 돌아가며 나누어 마시는 '돌려마시기(回し飲み)' 예법이 존재하므로, 입술이 닿는 구연부가 부드럽고 손으로 쥐었을 때 따뜻한 온기가 오래 유지될 수 있는 두꺼운 형태를 취한다[3][7].

차샤쿠 (茶杓)

차샤쿠는 차이레에서 말차 가루를 떠서 다완으로 옮길 때 쓰는 가느다란 대나무 숟가락이다[10]. 대나무 마디 부분을 살려 정교하게 깎아 만들며, 굴곡의 형태와 대나무 고유의 무늬에 따라 고유의 예술적 격조를 부여받는다. 농차용 차샤쿠는 박차용에 비해 다소 넓고 깊은 형태를 취하여 입자가 고운 최고급 말차 가루를 안정적으로 담을 수 있도록 깎아낸다[14].


현대 한국의 농차다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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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의 다구 명장들과 요업가들은 전통적인 말차용 농차 개념을 백자 및 청자 등의 잎차용 다관에 접목하여 독창적인 '농차다관' 영역을 구축하였다[5].

구조적 특징과 용량

한국의 농차다관은 일반적인 잎차용 다관(보통 100~200cc)에 비해 극도로 작은 크기를 지닌다[15]. 평균 용량은 30cc에서 50cc 내외에 불과하여 성인 손바닥 안에 완전히 가려질 정도이다[15]. 극소량의 뜨거운 물을 사용해 찻잎의 에센스만을 추출하므로 다관 내부의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16].

출수 메커니즘과 특허 기술

전라남도 도예명장 박정규 작가(영산요)는 2022년 '농차다관 제조 방법 및 그 제조 방법으로 제조된 농차다관'에 대한 대한민국 특허를 등록하였다[5][17][18]. 이 특허 기술에 적용된 농차다관은 물줄기가 한 번에 왈칵 쏟아지는 일반 다관과 달리, 고농축된 차즙이 한 방울씩 미세하게 낙하하거나 일정한 압력으로 가늘고 끈끈하게 추출되도록 내부 거름구조와 주둥이(출수구)를 특수 설계하였다. 이를 통해 찻잎이 물에 잠겨 떫은맛이 과다하게 우러나는 것을 막고, 감칠맛 성분만을 정밀하게 걸러낸다.


농차용 다구와 박차용 다구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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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가루차 전통에서 농차용 도구와 박차용 도구는 그 사용 목적에 따라 물리적 특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1][6].

구분 농차(濃茶)용 다구[6][14] 박차(薄茶)용 다구[6][14]
차 보관 용기 도자기로 만든 차이레(茶入)[6] 칠기나 대나무로 만든 나츠메(棗)[6]
다선(차선) 갈래 수 60본 ~ 70본 내외 (두껍고 강한 살)[11][12] 80본 ~ 120본 내외 (얇고 유연한 살)[11][12]
다선 조작 방식 거품을 내지 않고 가루를 물에 으깨어 갬[1][11] 손목 스냅으로 빠르게 흔들어 미세 거품 생성[1][12]
다완의 수색 대비 짙은 초록색 수색이 돋보이는 흑색/암색 다완[3][19] 밝고 화려한 문양이 그려진 다채로운 다완
차 사발의 두께 열 손실을 막기 위해 두껍고 온화한 형태[3] 상대적으로 얇고 형태가 자유로운 다완[20]

농차 다구의 사용 및 보존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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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차 다구는 대나무, 흙, 비단 등 천연 소재로 제작된 경우가 많아 정밀한 관리가 요구된다[12][14]. 올바른 관리는 다구의 수명을 늘리고 찻물의 위생적 품질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10].

  • 다선의 사전 연화: 대나무로 만든 다선은 사용하기 전 반드시 따뜻한 물에 약 1~2분간 담가 두어야 한다[1][12]. 건조한 상태에서 곧바로 힘을 가해 격불하면 대나무 살이 쉽게 부러지며, 온수에 적시면 갈래가 유연해져 파손을 방지할 수 있다[1][12].
  • 화학 세제 사용 금지: 다완이나 토기형 차이레, 흙으로 구운 농차다관 등은 미세한 기공을 가진 다공성 구조를 띤다[14]. 일반 주방용 합성 세제를 사용하여 세척할 경우 세제 성분이 흡수되었다가 차를 우릴 때 다시 배출되므로, 반드시 끓는 물이나 흐르는 온수만을 사용하여 세척해야 한다[12][14].
  • 철저한 건조 및 보관: 대나무 소재의 차샤쿠와 다선은 곰팡이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사용 후 물기를 완전히 털어내고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건조해야 한다[12]. 특히 다선은 전용 도자기 받침대(차선꽂이)에 꽂아 보관해야 끝부분의 동그란 곡선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다[10][12].

같이 보기

각주

[3] jaenung.net – jaenung.net
[5] muantimes.com – muantimes.com
[6] gsedulab.co.kr – gsedulab.co.kr
[9] tatsumura.co.jp – shop.tatsumura.co.jp
[10] fareastteacompany.com – fareastteacompany.com
[11] wadiz.kr – wadiz.kr
[13] 다구 - 나무위키 – namu.wiki
[18] 영산요 : 명원세계차박람회 – worldteaexpokorea.com

참고 문헌

  • 박정규, '농차다관 제조 방법 및 그 제조 방법으로 제조된 농차다관', 특허공보, 2022.
  • 筒井紘一, 《茶の湯の歴史》, 淡交社, 2009.
  • 戸田宗安, 《茶道具の基礎知識》, 世界文化社, 2012.
분류: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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