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가모트
베르가모트(Bergamot)는 주로 가향차의 대명사인 얼 그레이(Earl Grey) 홍차에 특유의 시트러스 향을 입히는 감귤류 식물과, 이와 유사한 향을 풍겨 자체로 훌륭한 허브차가 되는 북미 원산의 꿀풀과 허브 식물을 동시에 가리키는 명칭이다[1][2]. 감귤류 베르가모트는 열매의 껍질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 형태로 찻잎에 향을 입히는 데 사용되며, 꿀풀과 베르가모트는 잎과 꽃을 직접 우려 마시는 독특한 차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두 종류의 베르가모트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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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적으로 두 베르가모트는 완전히 다른 과에 속하나, 특유의 상큼하고 은은한 향기가 매우 닮아 있어 서구권에서는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1]. 이 둘의 주요 특징과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 구분 | 감귤류 베르가모트 (Bergamot Orange) | 꿀풀과 베르가모트 (Bee Balm / Oswego Tea) |
|---|---|---|
| 학명 | Citrus bergamia[1] | Monarda didyma |
| 식물학적 분류 | 운향목 운향과 귤속[1][3] | 꿀풀목 꿀풀과 모나르다속 |
| 원산지 및 주산지 |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지방[4][5] | 북아메리카 동부 지역 |
| 식물 형태 | 2~5m 크기의 상록 교목 (나무)[1] | 40~120cm 높이의 숙근성 다년초 (풀) |
| 주요 차 활용 | 에센셜 오일을 홍차 엽에 분사하여 가향차 제조 | 생잎 또는 건조한 잎과 꽃을 직접 우려 허브차로 음용 |
| 향의 특징 | 상큼한 시트러스 향, 미묘한 플로럴 및 허브·발사믹 잔향[4] | 오렌지 계열의 상큼함과 알싸한 민트, 타임 향의 조화 |
감귤류 베르가모트 (Citrus bergam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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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적 특징과 재배
감귤류 베르가모트는 쓴귤(비터오렌지, Citrus aurantium)과 레몬(Citrus limon)의 자연 교잡을 통해 탄생한 감귤류 나무이다[1]. 상록 교목으로서 표면에 광택이 있는 길쭉한 잎을 지니며, 여름철에 향기로운 5장의 흰 꽃잎을 피운다[1]. 열매는 꼭지 부분이 돌출된 서양배 모양이거나 둥근 구형이며, 표면이 다소 울퉁불퉁하고 다 자라면 녹색에서 노란색 또는 주황색으로 익어간다[1].
이 식물은 매우 까다로운 기후 조건에서만 양질의 결실을 맺는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의 칼라브리아(Calabria) 주는 겨울이 온화하고 여름이 고온 건조하며, 독특한 미기후와 산성 토양을 갖추고 있어 전 세계 베르가모트 오일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테루아를 형성한다[4][5].
어원과 역사
'베르가모트'라는 명칭의 어원에는 크게 두 가지 설이 대립하고 있다[1]. 첫째는 이 과일이 활발히 거래되고 처음 재배된 이탈리아 북부의 도시 베르가모(Bergamo)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1][4]. 둘째는 '왕자의 배(梨)' 또는 '배의 백작'을 뜻하는 오스만 튀르크어 '베그 아르무두(Bey armudu)'가 이탈리아어 '베르가모토(bergamotto)'로 변형되었다는 설이다[1]. 열매의 외형이 서양배를 닮은 점에서 후자의 설 역시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1].
가향차에서의 활용
차의 역사에서 감귤류 베르가모트는 대표적인 가향차인 '얼 그레이'를 탄생시킨 원동력이다[1]. 19세기 영국의 수상이었던 찰스 그레이(Charles Grey, 제2대 그레이 백작)의 이름에서 유래한 이 차는 홍차 엽에 베르가모트 껍질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입혀 제조한다.
전통적으로는 과일 껍질을 손으로 천천히 눌러 짜 오일을 추출하는 수작업 방식인 '스푸마투라(sfumatura)' 기법이 사용되었으나, 현대에는 기계로 껍질 표면을 긁어 유화액을 만든 뒤 원심분리기를 통해 오일을 분리하는 냉압착(Cold Pressed) 방식을 주로 활용한다[4]. 이 방식은 열을 가하지 않아 특유의 휘발성 향 성분이 원형 그대로 보존된다는 장점이 있다[4].
베르가모트 가향차는 향이 강하고 휘발하기 쉬우므로, 향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알루미늄 파우치나 밀폐용기로 견고하게 포장하여 보관해야 한다. 또한 베르가모트 특유의 강한 시트러스 향은 일반적인 다기에 쉽게 배어들 수 있기 때문에, 차를 우릴 때는 유약 처리가 잘 된 도자기나 유리 재질의 다구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꿀풀과 베르가모트 (Monarda didy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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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적 특징
꿀풀과에 속하는 베르가모트(학명 Monarda didyma)는 흔히 '비밤(Bee Balm)', '오스위고 차(Oswego Tea)', 또는 한국어로 '수레박하'나 '향수박하'로 불리는 다년생 초본 식물이다[2]. 줄기는 곧게 자라며 단면이 사각형인 꿀풀과 특유의 형태적 특징을 나타낸다.
6월에서 9월 사이에 줄기 끝부분에 진홍색, 분홍색, 자주색 등의 입술 모양 꽃들이 조밀하게 모여 방사형의 두상꽃이삭으로 피어난다. 잎은 마주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손으로 비비면 감귤류 베르가모트와 매우 흡사한 상큼한 오렌지 향과 알싸한 민트 향이 결합한 독특한 풍미가 전해진다. 꿀벌과 나비, 벌새가 매우 좋아하는 대표적인 밀원식물이기도 하다[2].
오스위고 차의 역사
이 식물은 북아메리카 동부 지역이 원산지이다. 미국의 토착 원주민인 오스위고(Oswego) 부족은 오래전부터 이 식물의 잎과 꽃을 달여서 감기, 소화불량, 피로 등을 완화하는 약용 음료로 마셔왔으며, 이에 따라 '오스위고 차'라는 별칭이 붙게 되었다[6].
이 차는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정치적 상징물로 등장하기도 했다[2]. 1773년 보스턴 차 사건 이후, 영국의 가혹한 세금 정책에 반발한 미국 이주민들은 영국의 동인도 회사가 수입하는 홍차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 운동을 전개하였다[2]. 이때 이주민들이 홍차를 대체하여 마셨던 대표적인 토종 차가 바로 오스위고 부족에게서 전수받은 꿀풀과 베르가모트 차였다[2].
허브차로서의 음용
꿀풀과 베르가모트는 생잎과 건조 잎을 모두 차의 재료로 삼을 수 있다. 뜨거운 물 한 잔에 생잎은 34장(또는 건조 잎 1티스푼)을 넣고 56분간 우려내어 마신다. 붉은 꽃잎을 함께 띄우면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더욱 풍부한 아로마를 느낄 수 있다. 허브차 외에도 와인이나 칵테일, 디저트의 장식으로 신선한 생잎을 얹어 사용하기도 한다.
주요 성분 및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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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류 오일의 성분과 효능
감귤류 베르가모트 껍질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은 일반적인 감귤류 오일과 달리 리모넨(Limonene, 약 2030%) 성분 외에도 리날릴 아세테이트(Linalyl acetate, 약 3040%)와 리날롤(Linalool, 약 10~15%)이 매우 높은 비율로 균형 있게 함유되어 있다.
- 심신 안정 및 완화: 리날릴 아세테이트와 리날롤은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베르가모트 향을 흡입하거나 차를 마실 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4][6].
- 주의사항(광독성): 베르가모트 오일에는 자외선에 반응하여 피부에 색소 침착이나 염증을 유발하는 광독성 물질인 플로쿠마린 계열의 '베르가프텐(Bergapten)'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화장품이나 에센셜 오일 형태로 피부에 직접 바르고 햇빛에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 하며, 최근에는 식음료 및 화장품 가공 시 이 성분을 제거한 'FCF(Furanocoumarin-Free)' 오일이 주로 사용된다.
꿀풀과 허브의 성분과 효능
꿀풀과 베르가모트 잎에는 강력한 천연 소독 및 항균 성분인 '티몰(Thymol)'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6].
같이 보기
각주
참고 문헌
- 국립수목원, 국가표준식물목록
-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 식품원료목록
-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티 소믈리에 가이드》,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