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관음
철관음(鐵觀音, Tieguanyin)은 중국 푸젠성(福建省) 안시현(安溪縣)이 원산지인 반발효차로, 중국을 대표하는 청차이자 우롱차의 일종이다. 잎이 쇠처럼 무겁고 그 아름다움이 관세음보살과 같다고 하여 명명되었으며, 특유의 난초 향과 깊은 여운을 남기는 '관음운(觀音韻)'이라는 미각적 특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원 및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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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관음은 청나라 옹정제와 건륭제 시기(1725~1735년경)에 푸젠성 안시현 서평진(西坪鎭) 일대에서 처음 발견되어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철관음이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전설이 구전된다.
- 왕사양(王士讓) 설: 청나라 건륭 원년(1736년), 안시현 출신의 학자 왕사양이 고향의 남암산 기슭에서 우연히 향이 기이한 차나무를 발견하여 서재 곁에 심고 가꾸었다. 훗날 이 찻잎을 북경으로 가져가 예부시랑 방포(方苞)를 거쳐 건륭제에게 진상했는데, 향과 맛에 감탄한 건륭제가 "차의 무게가 철처럼 묵직하고 잎의 모양이 관음보살을 닮았다"며 '철관음'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는 설이다.[1]
- 웨이인(魏蔭) 설: 안시현의 차 농부 웨이인이 매일 아침 관음보살상 앞에 맑은 차를 바치며 정성을 다하던 중, 꿈속에서 관세음보살의 인도로 기이한 차나무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전설이다. 이를 정성껏 가꾸어 만든 차에 관음보살의 은혜를 기리는 의미로 '철관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현대 중국에서 철관음은 차의 품종 이름이자 동시에 그 품종으로 만든 우롱차의 상품명으로 쓰인다. 중국 10대 명차 중 하나로 꼽히며, 푸젠성 취안저우시 안시현 일대가 세계적인 우롱차 수출 기지로 자리 잡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2]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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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관음은 녹차와 홍차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반발효차로, 산화(발효)와 홍배를 거치며 독특한 품종적 특성과 제다 공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시각적·미각적 특징을 지닌다.[2]
관음운(觀音韻)과 난초향(蘭花香)
철관음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는 것은 '관음운'이다. 이는 찻물을 삼킨 뒤 입안과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달콤하고 우아한 여운을 뜻한다.[3] 잘 만들어진 철관음을 우려내면 천연 난초 향(난화향)이 강하게 피어오르며, "일곱 번을 우려내어도 향이 남아 있다(七泡有餘香)"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향기의 지속력이 강하다.[4]
외형과 수색
건조된 철관음 찻잎은 단단하게 말린 구형(공 모양) 혹은 반구형을 띠며, 크기가 굵고 묵직하다. 우려낸 수색은 가공 방식에 따라 맑은 황금빛이나 짙은 호박색을 띤다.[2]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찻잎은 발효 과정에서 잎의 가장자리 부분만 붉게 산화되고 중심부는 푸른색을 유지하는 '녹엽홍양변(綠葉紅鑲邊, 붉은 가장자리의 푸른 잎)'이라는 특징적인 형태를 보여준다.[5][6]
수확 시기에 따른 특징
철관음은 1년에 4차례(봄, 여름, 한여름, 가을) 찻잎을 수확할 수 있으나, 보통 봄차(춘차, 春茶)와 가을차(추차, 秋茶)를 가장 높은 상품으로 친다.[7] 다도계에서는 이를 두고 '춘수추향(春水秋香)'이라 표현한다.[8][9]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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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철관음은 발효 정도와 홍배(烘焙, 찻잎을 굽거나 말리는 열처리) 기술에 따라 크게 청향형, 농향형, 진향형의 세 가지 스타일로 나뉜다.[11]
| 분류 | 특징 | 맛과 향 | 수색 |
|---|---|---|---|
| 청향형(淸香型) | 현대에 유행하기 시작한 방식으로, 산화도를 낮추고 홍배를 가볍게 하여 잎의 푸른빛을 유지한다. | 산뜻하고 선명한 난초 향과 풀 향이 나며, 녹차에 가까운 상쾌한 단맛이 특징이다. | 맑고 투명한 연노란색, 황록색 |
| 농향형(濃香型) | 전통적인 우롱차 가공 방식으로, 중간 산화(약 40% 이상) 후 숯불 등을 이용해 깊게 홍배(탄배)한다.[5] | 짙은 캐러멜 향, 구운 과일 향, 훈연 향이 나며 바디감이 무겁고 속을 편안하게 한다.[5] | 짙은 등황색, 호박색 |
| 진향형(陳香型) | 질 좋은 농향형 철관음을 오랜 기간(수년에서 수십 년) 보관하며 발효 및 숙성시킨 노차(老茶)이다.[12] | 묵은 나무 향, 약재 향, 숙성 향이 짙게 배어 있으며 자극이 적고 부드러운 단맛이 난다.[12] | 붉은빛이 도는 짙은 갈색[12] |
제다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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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관음은 수확부터 완성까지 세밀한 수작업과 복잡한 화학적 산화 과정을 통제해야 하는 까다로운 제다(製茶) 공정을 거친다.
- 위조(萎凋): 채엽한 찻잎을 햇볕에 널어 수분을 일부 증발시키는 쇄청(曬靑)과, 실내 서늘한 곳에 두어 열을 식히는 량청(晾靑)을 거치며 잎을 부드럽게 만든다.[13]
- 요청(搖靑): 우롱차의 향미를 결정짓는 핵심 공정이다.[14] 찻잎을 대나무 채반 등에 담고 가볍게 흔들어 잎들끼리 부딪히게 함으로써 가장자리의 세포 조직을 파괴한다.[14] 이로 인해 잎 속의 효소가 산소와 결합하여 산화(발효)가 진행된다.[14] 이 과정을 한 번에 끝내지 않고 흔들기와 휴식을 수차례 반복하여 복합적인 꽃향기와 과일 향을 끌어낸다.[14]
- 살청(殺靑): 원하는 수준의 산화와 향기가 달성되었을 때, 고온의 솥에 찻잎을 덖어 열을 가함으로써 산화 효소의 활동을 멈추고 반응을 고정하는 단계이다.[14]
- 포유(包揉): 살청된 찻잎을 비비는 유념(揉捻) 과정 중 철관음 특유의 방법이다. 찻잎을 튼튼한 천(보자기)에 싸서 둥글게 뭉친 뒤 강하게 굴리고 압력을 가하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잎이 단단한 반구형(구슬 모양)으로 말리고, 내부의 성분이 표면으로 배어 나와 끓는 물에 우렸을 때 깊은 맛을 낸다.[14]
- 홍배(烘焙) 및 건조: 열풍이나 숯불을 이용해 찻잎의 수분을 최종적으로 제거하고 형태와 향을 고정한다.[15] 홍배의 온도와 횟수가 청향형과 농향형을 가르는 주요한 분기점이 된다.[15]
산지별 철관음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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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관음은 발원지인 중국 대륙과, 훗날 기술이 전파된 대만에서 각각 고유한 제다 스타일로 발전해 왔다.[15][16]
- 안계 철관음(安溪鐵觀音): 푸젠성 안시현은 해발고도가 높고 운무가 잦으며 토양의 유기질이 풍부하여 철관음 재배의 최적지로 꼽힌다. 오늘날 안계 철관음은 현대인의 기호와 시장 동향에 맞춰 발효와 건조를 비교적 가볍게 한 청향형 제품이 주류를 이루며, 산뜻하고 꽃향기가 짙은 것이 특징이다.[15]
- 대만 목책 철관음(木柵鐵觀音): 청나라 말기 안시현의 철관음 묘목과 제다 기술이 대만 타이베이시 북부의 목책(木柵, 무자) 지역으로 전해져 정착한 것이다.[15] 목책 철관음은 안계 철관음의 초기 제조 방식을 고수하여 발효도가 높고 특히 숯불로 장시간 깊게 홍배하는 농향 방식을 주로 취한다.[15] 안계 청향형 철관음에 비해 푸른 기운이나 떫은맛이 적고, 구운 과일 향과 훈연 향이 짙게 배어 있는 묵직한 구감이 특징이다.[15]
성분 및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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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관음에는 차의 기본 성분인 카테킨과 여러 폴리페놀 화합물, 미네랄, 비타민, 아미노산인 테아닌과 각종 방향성 정유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2] 이러한 화학적 성분들로 인해 적정량 섭취 시 다음과 같은 건강상의 이점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2]
- 대사 촉진 및 항산화: 다량의 폴리페놀과 카테킨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을 도우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안정과 신진대사 및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2]
- 심신 안정 및 피로 해소: 아미노산의 일종인 테아닌 성분은 뇌의 알파(α)파 발생을 유도해 뇌 신경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집중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2] 더불어 철관음 특유의 난초 향을 내는 방향성 물질(리날룰, 네롤리돌 등)이 심리적 이완 효과를 더한다.[2]
- 소화 촉진: 적절히 산화되고 열처리된 우롱차는 산화되지 않은 녹차에 비해 성질이 비교적 따뜻하여 위장에 미치는 자극이 덜하다. 특히 전통적인 농향형이나 진향형 철관음은 속을 편안하게 하고 기름진 음식 섭취 후의 소화불량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