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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차

청차(靑茶)는 채엽한 찻잎을 부분적으로 시들게 하고 산화(발효)시킨 후, 열을 가해 산화 효소의 작용을 멈추게 하는 방식으로 제다(製茶)된 부분발효차(부분산화차)를 가리킨다. 중국의 육대다류(六大茶類: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 중 하나로 분류되며, 전 세계적으로는 우롱차(오룡차, 烏龍茶)라는 명칭과 사실상 동의어로 널리 쓰인다. 산화도에 따라 15%에서 최대 70~80%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어, 녹차 특유의 싱그러운 풍미와 홍차의 묵직하고 달콤한 맛을 동시에 아우르는 복합적이고 화려한 향미가 가장 큰 특징이다.

어원 및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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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차'라는 명칭은 찻잎의 외형과 탕색에서 기인했다. 제다 과정 중 잎의 가장자리는 마찰에 의해 붉게 산화되고 잎의 중심부는 푸른빛을 유지하는 '녹엽홍양양(綠葉紅鑲邊)' 현상이 나타나는데, 완성된 찻잎과 우려낸 찻물의 빛깔이 청갈색 내지 청록색을 띠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현대에는 상위 카테고리로서의 학술적 분류명인 청차보다 '우롱차'라는 이름이 대중적으로 더 친숙하게 사용된다. 우롱(오룡)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한다.

  • 형태설: 전통적인 방식으로 길게 비벼놓은 찻잎의 색이 까마귀처럼 검고, 물속에서 찻잎이 풀어지는 모양이 마치 물속을 유영하는 구불구불한 흑룡(黑龍)의 모습과 같아 지어졌다는 설이다.
  • 전설설: 명나라 말기에서 청나라 초기 무렵, 푸젠성 안계 지역의 '오룡(烏龍)'이라는 이름을 가진 차 농부가 찻잎을 딴 후 사냥감을 쫓다 우연히 찻잎을 방치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찻잎이 자연스럽게 흔들리며 산화되어 독특한 향기를 풍기는 차가 탄생했다는 설이다.

제다(製茶)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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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차의 제다 공정은 육대다류 중 가장 섬세하고 복잡하며, 온도와 습도, 제다 장인의 감각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산화를 유도하는 '요청' 과정은 청차의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공정이다.

  1. 채엽(採葉): 우전이나 말차처럼 이른 봄의 아주 여리고 갓 돋아난 싹 위주로 수확하는 찻잎과 달리, 청차는 잎맥이 어느 정도 다 자란 성숙한 잎(일아이엽~일아사엽)을 수확한다. 방향성 물질이 충분히 축적된 잎을 사용해야 청차 특유의 농밀한 꽃향과 과일향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2. 위조(萎凋, 시들리기): 채엽한 찻잎을 넓게 널어 수분을 증발시킨다. 햇빛 아래에서 수분을 빠르게 날리는 일광위조(日光萎凋) 후, 서늘한 실내로 옮겨 수분을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퍼뜨리는 실내위조(室內萎凋)를 거친다.
  3. 요청(搖靑, 흔들기) 및 량청(凉靑): 대나무 채반에 찻잎을 담고 흔들거나 회전 기계를 이용해 찻잎끼리 부딪히게 만든다. 이 마찰로 인해 찻잎 가장자리의 세포벽이 미세하게 파괴되고 즙이 흘러나와 공기 중의 산소와 접촉, 폴리페놀 산화 효소가 활성화되며 발효가 일어난다. 요청 후에는 찻잎을 쉬게 하는 량청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발효도를 조절하고 다채로운 향을 생성한다.
  4. 살청(殺靑, 덖기): 발효가 원하는 수준(보통 15~70%)에 도달하면 고온의 가마솥에 찻잎을 덖거나 열풍을 가해 가열한다. 효소의 활성을 즉각적으로 파괴하여 더 이상의 산화 진행을 멈춘다.
  5. 유념(揉捻, 비비기): 열기가 남은 찻잎을 비비고 뭉쳐서 잎의 형태를 잡는다. 이 과정을 통해 찻잎 표면에 유효 성분과 방향유가 코팅되어 찻물을 우릴 때 맛과 향이 잘 우러나게 된다. 안계 철관음이나 대만 고산차의 경우, 천에 찻잎을 싸서 둥글게 뭉치고 압력을 가하는 포유(包揉) 공정을 거쳐 단단한 구슬 모양으로 성형한다.
  6. 건조 및 홍배(烘焙, 굽기): 수분을 완전히 건조시킨 후, 숯불이나 전기열을 이용해 찻잎을 굽는다. 홍배의 불기운이 가볍거나 거의 없으면 꽃향기와 신선함이 강조된 '청향(淸香)' 계열이 되고, 숯불 등으로 강하고 길게 열을 가하면 구수하고 묵직한 카라멜이나 초콜릿 향이 감도는 '농향(濃香)' 계열이 된다.

산지 및 주요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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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차는 발효도, 제다 방식, 산지의 토양과 기후(떼루아)에 따라 수백 가지의 종류로 나뉜다. 전통적인 4대 산지를 기준으로 크게 다음 계열로 분류한다.

분류 (계열) 주요 산지 대표 차종 특징 및 향미
민북(閩北) 오룡 중국 푸젠성 우이산 (무이산) 일대 무이암차(대홍포, 수선, 육계), 철라한, 백계관 암석 지대의 토양에서 자라 미네랄이 풍부하며 특유의 '암운(岩韻, 바위의 묵직한 기운)'이 느껴진다. 발효도와 홍배(굽기)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찻물이 붉은빛을 띠며, 구수하고 짙은 스모키함과 꽃향기가 어우러진다.
민남(閩南) 오룡 중국 푸젠성 안시현 (안계현) 일대 안계 철관음(鐵觀音), 황금계, 본산 단단하게 말려 있는 반구형(구슬 모양) 찻잎이 특징이다. 전통적으로는 짙은 농향형으로 만들었으나, 현대에는 발효를 짧게 하고 가볍게 구워 청아한 난초 향과 맑은 단맛을 강조한 '청향(淸香)' 철관음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광둥(廣東) 오룡 중국 광둥성 차오저우 봉황산 일대 봉황단총(鳳凰單欉), 영두단총 원칙적으로 한 그루(단총)의 독립된 차나무에서 딴 잎만으로 각각 분리하여 제다한다. 복숭아향, 꿀향, 치자꽃향 등 십여 가지가 넘는 천연의 강렬하고 화려한 향기(향형)를 뿜어내어 '차의 향수'라고도 불린다.
대만(臺灣) 오룡 대만 아리산, 동정산, 신주 현 등 동방미인(東方美人), 동정우롱차, 대만 고산차 푸젠성에서 제다 기술이 전래된 후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해발 1,000m 이상 고지대에서 생산된 고산차는 맑고 섬세하며 깊은 향을 낸다. 반면 '동방미인'은 소록엽선이라는 곤충이 갉아먹은 찻잎을 70% 이상 강하게 발효시켜 만들어, 진한 호박색 수색과 독보적인 천연 꿀향(밀향)을 낸다.

주요 성분 및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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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차는 반발효 과정을 거치며 찻잎 내부에서 복합적인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생엽 본연의 성분과 발효로 생성된 성분이 조화를 이룬다. (다만 차의 성분으로 인한 효능은 일상적 보조 수준이며, 단정적인 의학적 치료 효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 항산화 및 지방 대사 지원: 찻잎의 주요 항산화 물질인 카테킨이 발효 과정을 거치며 폴리페놀 산화 효소와 결합해 '우롱차 중합 폴리페놀(OTPP, Oolong Tea Polymerized Polyphenols)'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거대 분자 항산화 물질로 일부 변환된다. 이 성분은 체내 췌장 리파아제의 활성을 억제해 식이 지방의 흡수를 늦추고 체외 배출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심혈관계 건강 유지 및 체중 관리에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연구되고 있다.
  • 신경 안정 작용: 차 특유의 깊은 단맛과 감칠맛을 부여하는 아미노산 성분인 테아닌이 함유되어 있다. 테아닌은 뇌의 알파(α)파 발생을 촉진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청차에는 중추신경을 각성시키는 카페인 역시 함유되어 있으나, 이 테아닌과의 상호 작용(길항 작용)으로 인해 커피에 비해 카페인의 체내 흡수가 느리고 부드럽게 이루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특징 및 음다(飮茶)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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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차는 미각뿐만 아니라 후각으로 화려한 '향(香)'을 폭넓게 감상하는 것이 핵심 가치인 다류이다. 이를 가장 온전히 끌어내어 즐기기 위해 고안된 것이 중국 남부(푸젠성, 광둥성)와 대만에서 유래한 공부차(工夫茶, 공푸차) 방식의 다도(茶道)이다.

  • 고온의 찻물과 세차(洗茶): 비교적 두껍고 성숙한 찻잎을 사용하며 단단하게 말려 있는 청차의 방향성 오일을 폭발적으로 피어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90100℃에 이르는 매우 뜨거운 물을 사용해야 한다. 철관음이나 대만 우롱차처럼 구슬 형태로 웅크려 있는 찻잎은 처음 우릴 때 끓는 물을 붓고 35초 이내에 첫 찻물을 따라내어 버리는 '세차' 혹은 '윤차(潤茶)' 과정을 거치곤 한다. 이는 찻잎 겉면의 이물질을 가볍게 씻어내는 동시에, 말려있는 잎에 열기와 수분을 주어 긴장을 풀고 다음 번 우릴 때 향미가 쉽고 풍성하게 풀려나오도록 돕는 예비 과정이다.
  • 뛰어난 내포성(耐泡性): 좋은 품질의 청차는 한두 번 우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찻잎으로 적게는 5~7회, 많게는 10회 이상 반복해서 우려 마실 수 있을 만큼 훌륭한 내포성(여러 번 우려도 풍미가 지속되는 성질)을 지닌다. 차를 우려내는 횟수(회차)가 거듭될수록 찻잎이 서서히 펴지면서 탕색이 짙어지고, 첫 잔의 폭발적인 꽃향기에서 점차 달콤한 과일 향, 그리고 마지막 잔 특유의 부드럽고 맑은 단맛(회감, 回甘)으로 이어지는 입체적인 맛의 레이어 변화를 즐기는 것이 청차 감상의 진수이다.

같이 보기

참고 문헌

  • 한국차학회, 《차학개론》, 교문사, 2015.
  • 조은아, 《중국차 다기 다신》, 이른아침, 2010.
  •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분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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