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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제차

증제차(蒸製茶)는 수증기로 찻잎을 익혀서 수분을 건조시켜 만든 대표적인 불발효차이다[1][2]. 가마솥에 직접 덖어서 살청하는 덖음차와 달리 뜨거운 열증기를 사용하므로 엽록소가 파괴되지 않고 오래 보존되어 선명한 녹색을 유지하며, 맛과 향이 담백하고 신선하다[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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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는 찻잎의 산화효소를 파괴하여 신선한 성분을 유지하는 살청(殺靑) 방식에 따라 크게 덖음차(부초차)와 증제차로 나뉜다[2][3]. 증제차는 찻잎을 따서 수확하는 채다 직후 약 100℃의 고온 수증기로 30~40초 동안 쪄서 가공하는 제다 기법을 사용한다[2]. 이 과정을 통해 찻잎 내 폴리페놀 옥시데이스 등의 산화효소가 불활성화되어, 산화를 방지한 불발효차 본연의 특징인 진한 녹색과 깔끔한 감칠맛이 고스란히 유지된다[2].

역사적 배경과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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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을 시루나 가마솥의 수증기를 이용해 익히는 증기살청법은 동아시아 차 역사에서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1][4].

  • 당·송 대의 증제 기술: 당나라의 육우가 저술한 《다경》에 묘사된 떡차는 찻잎을 쪄서 절구에 찧어 만드는 증제차의 일종이었다. 송나라 시기에는 찻잎을 찌고 짜서 고형화하는 연고차가 주류를 이루었으며, 이는 고려시대 왕실과 귀족 사회에 전해져 단차 문화로 번성하였다[5][6].
  • 명 대의 제법 변화: 명나라 초대 황제 주원장이 단차의 유통을 금지하고 잎차(산차) 형태로 음용할 것을 명령하면서 중국 본토의 제법은 가마솥에 볶는 초청(덖음) 방식으로 전환되었다[5].
  • 일본에서의 계승: 송나라의 제다 기법을 전수받은 일본은 중국의 초청법 유행과 무관하게 고온 증기로 찻잎을 찌는 공정을 계승하고 극대화하여 센차와 같은 독자적인 증제 녹차 문화를 완성하였다[4].
  • 한국의 도입: 한국은 조선 시대 초의선사 등을 통해 가마솥의 화후 조절을 강조하는 전통 덖음차가 음다 문화의 주류를 이루었다[1][7]. 그러나 1910년대 일제강점기에 기계식 증제 장비가 도입되고, 1980년대 대규모 차 가공 공장들이 가동되면서 대량 생산된 공산품 녹차가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1].

제다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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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제차의 대량 생산을 위해 표준화된 현대 기계식 제다 공정은 찻잎의 영양소와 고유한 색을 보존하도록 엄격한 단계별 가공 과정을 거친다[1][8].

  1. 시들리기(위조, 萎凋): 수확된 찻잎의 수분 함량을 일정하게 조절하고 조직을 부드럽게 만든다[2][9].
  2. 증기 살청(蒸氣殺靑): 100℃ 전후의 열증기를 이용해 30~40초간 찻잎을 찐다[2]. 이 단계에서 찻잎 속의 엽록소가 보존된다[1].
  3. 냉각(冷却): 쪄진 찻잎을 즉시 송풍기로 식혀 찻잎이 누렇게 갈변하는 것을 방지하고 엽록소 손상을 막는다[1][8].
  4. 조유(粗揉): 더운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찻잎을 가볍게 비비는 과정으로, 수분을 제거하고 부피를 줄인다[1][8].
  5. 유념(揉捻): 물리적 압력을 가하여 찻잎을 비비는 유조 단계를 거침으로써 찻잎의 세포 조직을 파괴하고 유효 성분이 쉽게 추출되도록 유도한다[1][2].
  6. 중유(中揉) 및 정유(精揉): 찻잎에 다시 열과 힘을 가해 원통형 및 침상형(바늘 형태)의 날카로운 모양으로 정형한다.
  7. 건조(乾燥): 최종적으로 수분 함량을 5% 이하로 낮추어 변질을 예방한다[2][10].

종류와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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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제차는 재배 방식, 찻잎의 처리 방법,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10].

종류 특징 및 제법 비고
센차 (전차, 煎茶) 햇빛을 차단하지 않고 야외에서 키운 차나무의 새싹을 쪄서 침상형으로 곧게 말아 건조한 가장 보편적인 일본식 녹차[10][11]. 시즈오카현 등에서 주로 생산[12][13].
교쿠로 (옥로, 玉露) 수확 전 약 20일간 차광막을 씌워 햇빛을 차단하여 테아닌 아미노산 함량을 극대화하고 떫은맛을 줄인 최고급 잎차[10]. 떫은맛이 적고 극도의 감칠맛이 특징[10].
텐차 (연차, 碾茶) 교쿠로처럼 차광 재배한 찻잎을 찐 후, 유념(비비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납작하게 건조하여 줄기와 엽맥을 제거한 차[10]. 맷돌에 곱게 갈아 말차로 만드는 원료[10].
말차 (가루차, 抹茶) 텐차를 미세한 분말로 갈아낸 차로, 뜨거운 물에 가루를 타고 대나무 솔로 저어 거품을 내는 격불 과정을 거쳐 음용[5]. 찻잎의 영양 성분을 모두 섭취 가능.
옥록차 (구리차, 玉綠茶) 살청 단계에서는 증기를 사용하지만, 성형 단계에서는 덖음차처럼 곡옥(구부러진 보석) 모양으로 가공해 구수한 맛과 산뜻함을 동시에 지닌 변형차[10][14]. 증제와 덖음 방식의 절충 형태[14].

증제차와 덖음차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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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제차와 덖음차는 제조 시 찻잎에 열을 가하는 초기 열처리 가공법인 살청 공정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나며, 이에 따라 완성된 차의 맛, 향, 탕색이 뚜렷하게 구별된다[2][15].

  • 가열 온도와 매체: 덖음차는 가마솥의 직접적인 전도열(250~350℃)로 구워내기 때문에 화후 기술에 따라 구수한 향이 형성된다[3][8]. 반면, 증제차는 100℃의 열증기로 찌기 때문에 찻잎 표면의 세포 손상이 적고 열적 변형이 비교적 고르게 일어난다[2].
  • 향미의 차이: 덖음차는 구수하고 고소한 가마향과 단맛이 특징이며, 풋내가 완전히 날아간다[14][16]. 증제차는 싱그럽고 상쾌한 풀잎향이 특징이며 테아닌 등의 아미노산이 잘 유지되어 독특한 감칠맛을 풍부하게 낸다[17].
  • 탕색과 수색: 덖음차를 우려낸 수색은 연한 황록색 또는 맑은 황색을 띠는 반면[14], 증제차는 입자 및 유효 성분의 삼출이 빠르게 발생하여 탁도가 살짝 있는 선명한 연두색 또는 맑은 청록색을 나타낸다[18].

성분 및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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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제차는 열적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가하지 않고 단시간에 익혀낸 불발효차이므로 생엽이 가진 천연의 영양 성분을 우수하게 보존하고 있다[2].

  • 카테킨(Catechin):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카테킨(특히 EGCG)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체내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세포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15][19].
  • 테아닌(L-Theanine): 증제 녹차, 특히 차광 재배를 거친 교쿠로와 말차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테아닌이 풍부하다[7][10]. 테아닌은 뇌의 알파파 활성화를 유도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조절하여 신경계를 보호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켜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화학적 항불안제인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과 달리 남용이나 부작용 없이 정신적 집중도와 심신의 안정을 도울 수 있는 유용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 비타민 C: 가열 덖음 시 파괴되기 쉬운 비타민 C가 찌는 과정을 통해 찻잎 속에 비교적 온전히 유지된다[20][21]. 이는 피부 건강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음용 및 보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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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제차는 찻잎 표면의 세포 손상이 고르게 진행되어 성분이 매우 빠르게 침출되므로, 지나치게 높은 온도나 오랜 시간 우릴 경우 쓴맛과 떫은맛이 강해질 수 있다.

  • 물의 온도와 경도: 일반적으로 7080℃ 수준의 한 김 식힌 물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최고급 등급인 교쿠로의 경우 5060℃의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우려 아미노산의 감칠맛을 극대화한다. 또한 미네랄 성분이 많지 않은 연수를 사용하여 우릴 때 증제차 본연의 상쾌한 맛과 맑은 연두빛 탕색을 온전히 살릴 수 있다.
  • 보관: 증제차는 수분과 산소, 자외선에 매우 취약하다[10]. 공기 중의 습기가 들어가 함수율이 5%를 초과하면 급격히 변질되므로 밀폐 용기에 담아 차갑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10]. 특히 장기 보관 시에는 밀봉 후 냉동 보관하는 것이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10].

같이 보기

각주

[1] Cafe24 – veritas-hub.cafe24.com
[2] beopbo.com – beopbo.com
[4] chosun.ac.kr –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5] 녹차 - 나무위키 – namu.wiki
[6] lh.or.kr – museum.lh.or.kr
[7] teaculture.co.kr – teaculture.co.kr
[8] 농(農)영상 | 농사로 – nongsaro.go.kr
[9] 매월당 고려단차 – maewoldang.com
[10] 제다원 – jedawon.co.kr
[11] chosun.com – it.chosun.com
[14] 차(Tea)에 유래 – adflower.co.kr
[15] teaculture.co.kr – teaculture.co.kr
[16] 세계농업유산 다카치호고・시바야마지역 – takachihogo-shiibayama-giahs.com
[18] 녹차 - 나무위키 – namu.wiki
[19] kafaaa.or.kr – kafaaa.or.kr
[20] kinxcdn.com – kocw-n.xcache.kinxcdn.com
[21] buddhismjournal.com – buddhismjournal.com

참고 문헌

  • 육우, 《다경(茶經)》, 760년경
  • 사단법인 한국차인연합회, 《한국 차 문화 선집》, 2010
  • Sen Sōshitsu XV, 'The Japanese Way of Tea', Weatherhill,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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